20대 초반에 책을 통해 나를 알아가던 시기.
이전 기록들을 보니까 16년의 10월에
3주간 7권의 책을 읽고 기록을 남겼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가?"
책을 통해 결국 스스로를 알아가려 했던 청춘의 내가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김소연의 시에서 감성을, 노희경의 글에서 삶의 깊이를
김도인의 문장에서 가벼움을, 한수희의 이야기에서 자기다움을,
그리고 김은주 책에서 일상의 예술을 배웠다.
이 아카이빙은 그때 나를 위로해 주고 길을 밝혀준 문장들의 아카이빙이다.
1. 김소연, 시옷의 세계
2016.10.07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못났든,
당신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당신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당신이 들려주는 말들을 사랑한다.
그게 거짓 투성이어도 상관없다.
당신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당신을,
나는 당신이라고 부르려 한다.
당신이 들려주는 말들을
당신의 진심이라고 여기려 한다.
왜냐하면 당신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내가 함께 믿고 싶기 때문이다.
마음산책, 2012
2. 노희경, 디어 마이 프렌즈
2016.10.08
이런 식의 충고는 하나도 고맙지 않았다.
몰라도 될 얘기를 다 까발려서 마음을 헤집어놓고 모두 너를 위해서 한 얘기라고 생색 내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다.
내일을 기약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세월이 가르쳐준 삶에 대한 가장 큰 감각은,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기는 것뿐이라는 걸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없으므로 #살아오며 마주했던 뜻하지 않은 시련에 대해 누굴 원망할 수 있겠는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인생인 것을.
3. 김도인, 숨쉬듯 가볍게
2016.10.11
긍정적 프레임은 인생의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어요.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행동을 강조하는 의견들은 긍정적 태도 자체가 회피 반응이라는 점을 간과하죠.
이러한 주장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러한 감정을 회피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슬픔, 미움, 분노, 후회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심리적 고통을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감정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요.
심리적 고통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수용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감정을 이해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면 항상 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이것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생각하게 돼요.
우리가 긍정적이라고 여기는 감정을 통해서도 똑같이 심리적 고통이 발생할 수 있어요.
기쁜, 즐거움, 사랑 등과 같은 감정이 지속된다고 잘못 이해하면 그 감정이 지속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고통스러워져요.
예스 프로젝트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여서 그것이 변할 수 없는 절대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 입니다.
4. 한수희, 온전히 나답게
2016.10.18
#1 나는 여전히 혼자 밥을 잘 먹는다. 내가 계속 혼자 밥을 잘 먹는 이유는 혼자 먹지 않아도 되는 현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내게는 가족도 있고 친구들도 있다. 그러니까 점심 정도야 혼자 먹는다고 해서 비참할 이유가 없다.
#2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세상은 어떻게 되어야 할지, 세상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나이가 드는 건 어떤 것인지, 나이가 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상대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면서도 답도 없는 이야기가 끝도 없는 미궁 속으로 빠지지 않도록 시답잖은 농담으로 마무리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5. 김은주, 1cm art
2016.10.21
금요일이 반드시 '불금'일 필요는 없다
생일이 반드시 축하로 북적일 필요는 없다
연인 없이 홀로 보내는 크리스마스도 있으며,
추억을 만들지 않고 지나가는 주말도 있다.
세상에는 삶의 개수보다 다양한 날들이 존재한다.
그러니 별일 없는 조용한 날들에게도 다정한 인사를 건네자
시끄러운 클럽 음악 아닌
내 목소리를 듣는 차분한 금요일,
소수의 소중한 사람만이 모인 생일,
따뜻한 찌개와 가족이 있는 크리스맛,
원 없이 뒹굴거린 주말-
두근거리는 심장박동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별일 없는 조용한 날들로부터
또한 온전히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금요일이 반드시 '불금'일 필요는 없다
생일이 반드시 축하로 북적일 필요는 없다
연인 없이 홀로 보내는 크리스마스도 있으며,
추억을 만들지 않고 지나가는 주말도 있다.
세상에는 삶의 개수보다 다양한 날들이 존재한다.
그러니 별일 없는 조용한 날들에게도 다정한 인사를 건네자
시끄러운 클럽 음악 아닌
내 목소리를 듣는 차분한 금요일,
소수의 소중한 사람만이 모인 생일,
따뜻한 찌개와 가족이 있는 크리스맛,
원 없이 뒹굴거린 주말-
두근거리는 심장박동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별일 없는 조용한 날들로부터
또한 온전히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2016년에 읽은 책 3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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