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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가장 책을 좋아했던, 아니 사랑했던 2016년에 읽은 책 아카이빙 2

by Kim Routine 202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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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온전히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어떤 감정이든 정확한 언어로 풀어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책 속의 문장이 나를 대신해주는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의 글에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발견할 때, 그것은 단순한 공감이 아니라 내면의 작은 깨달음이 된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문학을 읽어야겠다고 느꼈다.
 

목차

 

    0. 16년에 읽었던 나의 책 아카이빙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문학성이 높은 글을 읽으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은호 교수는 "문학적 소설을 읽으면 몸짓이나 표정, 말투 등을 통해 상대방의 심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표정은 1000분의 1초 사이에도 변하지만, 우리는 이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마음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능력이 부족하면 눈치가 없어지고 사회적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기 쉽다고 한다.
     
    문학을 읽는 행위는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다. 한 편의 시, 한 권의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타인의 감정을 유추하는 훈련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적 글을 많이 읽을수록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심지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 환자들에게도 독서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문학이 단순한 예술적 즐거움을 넘어서, 사회적 관계와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도구임을 의미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활자를 보는 일이 아니다.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며,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글은 나를 대신해 감정을 표현해주고, 어떤 글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문학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그리고 나 아닌 누군가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1. 이소영, 명화 보기 좋은 날

    20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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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착해지지 마세요. 착한 사람이 늘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때로는 나쁘지만 솔직한 사람, 화나면 곧바로 표현하는 사람, 삐쳐서 확 돌아서 버리는 사람, 섭섭하다고 토로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나는 착하답니다.'라고 가식과 위선으로 포장하고, 속으로는 늘 자신이 피해자라 생각하는 것보다 겉으로 착하지 않은 사람이 차라리 더 착한 사람 같아요. 일부러 착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가시가 있어도 스스로 보호할 줄 아는 장미가, 착해 보이는 들꽃보다 매력적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장미에게 배웁니다. 남들에게 착해지느라 자기 자신에게 나빠지지 마세요.
    2016.08.15 Book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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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정을 행복하게 여기는 사람은 일상을 놀이처럼 즐긴다. 일상을 놀이처럼 즐길 줄 아는 어른이야말로 탄력성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움츠려진 마음을 제힘으로 펴고 탱탱볼같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생각했다. 일상을 놀이처럼 지내는 것이 크게 대단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 바로 시작이라고. 매일매일 소소한 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사는 것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과정으로서의 행복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1년 365일, 그 어떤 날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면 된다고.
    2016.08.16 Book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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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에게 솔직해라. 자신이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에 대해."
    그의 말은 나에게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보다 더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2016.08.17 Book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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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고 끌리는 일일수록 더 솔직해져야 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린 시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왕성하게 도전하겠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또 다른 이름의 '용기'가 될 수 있다. 가감 없이 자신을 평가하는 과정은 나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하니
    2016.08.17 Bookmark

    명화 보기 좋은 날



    2. 최은영, 쇼코의 미소

    2016.10.26
    아직도 사랑하는 최은영 작가님. 대문자 T 인 내게도 문학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게 해준 책이다.
    평생 살면서 의절이라곤 21살에 처음 해봤는데, 그게 나에게 너무 아팠더랬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서 아프진 않지만 여전히 내겐 슬픈 기억이다.
    특히 첫번째 문장이 내가 느꼈던 감정과 동일해서 많이 슬퍼했던 것 같다. 
    "감정묘사, 상황, 비유 진짜 작가한테 반했다" 라고 적어놨었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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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코는 더이상 나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나는그냥 쇼코의 가상 친구나 일기장 정도였는데, 쇼코는 그냥 그 일기장에 일기 쓰기를 그만둔 것뿐인데, 일기장 주제에 쇼코의 삶에 개입하려고 했다니.
    2016.10.19 Book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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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할아버지에게 전화가 오면 받지 않거나 건성으로 받곤 했다. 할아버지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냥 당연히, 원래 그렇게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내 상황이 나아지고 자리를 잡아서 떳떳해져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2016.10.21 Booknote

     

    쇼코의 미소

    3.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 조수용 대표 인터뷰

    2016.11.04
    지금은 원본 인터뷰가 삭제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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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렇게 해요. 내가 카페에서 언제 좋았지?
    내가 그때 무슨 기분이었지?
    아! 그때 메뉴판이 이래서 좋았구나.
    그때 음악이 없어서 새소리가 들렸구나.
    오로지 내가 좋아했던 순간을 끝까지 추적해서
    구체화하고 단단하게 정리해요.
    그게 ‘브랜딩'이에요.
    그런 다음은 이것저것 안 중요한 걸 빼요.
    불필요한 걸 빼고 나면
    오히려 남다른 캐릭터가 생겨요.

     
     

    4. 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

    20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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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일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나의 의무는 지금, 이곳에서이다.
    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이 일상을 무화無化 시켜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의무이다.

    -
    내 글씨를 발견한다. 내가 해둔 체크표도 발견한다.
    왜 그곳에 그런 메모를 해놓은 건지,
    그 구절의 어떤 부분이 좋았길래
    체크를 해놓은 건지 쉽사리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거기에서 발견한다.
    "그때의 내가 궁금해서 다시 그 책을 읽는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책을 발견한다.
    새로운 감정으로 줄을 긋는다."
    그렇게 영원히 새로운 책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모든 요일의 여행(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5.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2016.12.05
    24년도에는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나왔다. 이미 직장인이 되어버린 내게도 이 내용들이 공감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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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햇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 지명이가 그런 애야. '내가 난관을 뚫고 기자가 되었다.'는 기억에서 매일 행복감이 조금씩 흘러나와.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도 남들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거야 어떤 사람은 정반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리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갑자기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하더라고. 내가 왜 지명이나 엘리처럼 살 수 없었는지, 내가 왜 한국에서 살면 행복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나는 지명이도 아니고 엘리도 아니야.

    -
    "난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고. 그런데 난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어."

    한국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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