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말들은, 그 시절 내가 읽었던 책에서 나왔구나. (2017년 하반기 독서 아카이빙)

by Kim Routine 2025. 2. 1.
728x90
반응형

2017년에 읽었던 책 아카이빙

17년 가장 마지막으로 읽었고, 18년도 대학을 졸업하며 갑자기 세상에 던져진 느낌을 느끼던 내가 위로받았던 문장이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참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1. 스펜서 존슨,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2017.12.09

 

나는 이곳이 좋아. 편해. 다른 곳은 몰라. 다른 곳은 위험해

그렇지 않아.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를 생각해 봐. 바로 미로를 통해서였다구.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난 이제 너무 늙었어. 길을 잃고 헤매는 멍청이가 되고 싶지 않아

 

허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새 치즈에 대한 기대를 통해 자신을 독려했다. 참고 견딘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지금, 필요한 것은 행동뿐이었다.

 

자신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던 상황이 상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 그를 더욱 자유롭게 했다. 불리한 상황보다 그의 마음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라난 두려움이 치즈를 찾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

 

변화를 수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방해물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으며 자신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다른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미래에 대해 몹시 걱정하고 있거든, 그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새 치즈가 주는 감동을 나눌거야

 

 

2. 김종관, 더 테이블

2017.10

 

나이를 먹어가며 생기는 나의 관점과 나의 경험들, 그리고 연극, 뮤지컬, 음악, 미술, 사진, 소설 등 나에게 자극을 줬던 다양한 문화들이 내가 만들어 나갈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인생의 중요한 일은 그곳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어느 테이블 어느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인생사의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

 

 

3. 임경선, 나라는 여자

2017. 10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의 일부밖에 표현 못하더라도 상관없었다. 누군가에게 뭐라고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날것 그대로의 마음을 상대에게 부딪치지 않으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 이기적으로 구는 것뿐이다.

-

상담 글을 쓰면서 이상적인 낙관론으로 위로하는 것만은 피했고 냉정할 정도로 혹독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 제시했다.

 

 

 

4. 하명희, 사랑의 온도

2017.10

 

나는 나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한 것 같다. 슬쩍슬쩍 남에게 자신을 들이민다. 이걸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것 아닐까.

 

현이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실패해 보지 않은 인간은 참 곤란하다. 모든 사람이 실패하는 원인은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가 있다. 원하는 것을 간절히 기다리다가 그것이 오지 않으면 체념해 버린다. 그리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한 건 그것이 아니었다고 부정한다.

 

" 난 사랑에 대해 생각 안해요. 단지 생각하게 만드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랑은 날 행동하게 만들어요."/b>

나의 대답은 그의 기대를 저벼렸다.

 

 

 

4. 문유석, 전국의 개인주의자들에게

2017.11

 

제일 배고픈 사람 단 한명 외에는 누구도 배부른 소리 말고 입 닫고 있어야 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좋을까?

 

요즘 인터넷 일각에서 인터넷 일각에서 흔히 보는'팩트는 팩트다'라거나'개취 존중'운운의 논리다. 그러나 세상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미국 백인 청년이 '슬럼가 흑인이 더럽고 불쾌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인간을 노예로 사냥한 역사와 빈부격차, 불평등이라는 맥락에 대한 무지다. 인간 세상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가치중립적인 '팩트'란 없다. 그걸 생각한다면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5.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2017.11

 

세상은 제 갈길 가고, 사람들은 또 저마다 자기 삶을 살 뿐이다. 세상이,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소망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세상을 비난하고 남을 원망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 자살하지 않느냐고 카뮈는 물었다. 그냥 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는 이유를 찾으라는 것이다

나는 대답한다. 가슴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있다.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너무 좋아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뛰어오를 것 같은 일이 있다. 누군가 못 견디게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다.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미안한 사람들이 있다. 설렘과 황홀, 그리움, 사랑의 느낌... 이런 것들이 살아 있음을 기쁘게 만든다

 

자기의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타인의 위로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답을 꼭 찾아야 할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지는 않는다.

 

내가 하는 일들을 의미가 있다고 믿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임을 인정한다.

 

삶에는 인과관계를 찾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일어나는 일이고, 일단 일어나고 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행운에 대해서는 감사하되 불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선택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주어진 환경으로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다

 

늘 돈이 부족했지만 자식들 보는 데서 돈 타령이나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아무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적이 없었다. 누구에 대해서도 아이들 듣는 데서 비난이나 욕설을 한 적이 없었다.

 

 

 

6.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2017.12

01

"다음 만날 때는 네가 좋아하는 종로에서 보자"라는 말은 분당의 어느 거리에서 헤어진 오래된 애인의 말이었고, "요즘 충무로에는 영화가 없어"는 이제 연이 다해 자연스레 멀어진 전 직장 동료의 마지막 말이었다.

 

02

이제 나는 그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고 혹 거리에서 스친다고 하더라도 아마 짧은 눈빛으로 인사 정도를 하며 멀어질 것이다. 그러니 이 말들 역시 그들의 유언이 된 셈이다.

 

03

"여기에 와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고 있자니 그저 어디에서건 살아지는 게 답답하고 또 좋습니다. 여백이 많이 않습니다."

 

04

타지에 왔다고 해서 평소 안 써지던 글이 갑자기 잘 써지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그곳에서 글을 쓰는 데 골몰하는 대신 낯선 환경을 경계하고 그에 적응하느라 분주했다. 또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것들 가운데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찾아내고 싫어하는 것들로부터 애써 마음을 피해 다니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05

일상의 공간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주고 여행의 시간은 그간 우리가 지나온 익숙함들을 가장 눈부신 것으로 되돌려놓는다.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06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한참 힘들 때겠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사랑이든 진로든 경제적 문제든 어느 한 가지쯤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요. 아니면 모든 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거나. 그런데 나이를 한참 먹다가 생각한 것인데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나이 먹는 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준이씨도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이 드세요.

 

07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 그냥 옆에 있는 책. 마냥 곁이 되는 책. 가끔 사는 게 힘들지? 낯설지? 위로하는 듯 알은척을 하다가도 무심한 듯 아무 말 없이 도다리 쑥국이나 먹자, 심드렁히 말해버리는 책.
저자
박준
출판
난다
출판일
2017.07.01



 

 

 

 

728x90
반응형